우리에게는 익숙치 않은 단어들이였다.
여자가 남자에게 쵸코릿을 준다는 발렌타인데이, 발렌타인 답례로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한다는 화이트데이. 작년 딸아이에게 과한(?) 쵸코렛 세례로 아내에게 핀잔을 들었던터라 오늘은 간단히 사탕 한봉지만 달랑들고 들어왔다.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사탕메일이라도 보낼려고 사탕을 검색하던중 젤리빈이 생각이 나서 찾아보니 색깔이 알록달록해서 불현듯 앵두와 파리똥 열매가 생각이 났다.
파리똥 나무 ... 어릴적 아니 그리 오래 되지 않는 기억에도 할머니집 마당 우물가 옆에 거미줄이 걸려있고 은빛잎을 뒤로 감추고 마치 파리가 열매에 똥을 싸놓은 듯한 모습이 그런 이름을 만들게 되었나 보다. 지금은 재래시장 한켠에 어쩌다 가끔 보이는 열매.. 아마 상업성이 없는 열매라서 키우지 않아 사라져 가는 나무인듯 싶다. 달콤한 열매에 부드러운 씨를 가진탓에 씨까지 질겅질겅 씹었어 뱉곤 했던 추억속에 남아있는 열매이다.
살구...
부드러운 과육위에 잔솜털은 아이피부라고 해야 하나?..작년에 아이들과 자전거로 들판을 지나가다 논 끝자락쯤 동네 한귀퉁이에 있는 허름한 비닐 하우스옆에 살구 나무가 있어서 애들과 함께 살구나무라고 이야기해주고 흐뭇하게 바라보곤 했던, 기억 한편에 웬지모를 이유로 아련히 남아있는 열매이다
내가 아는 가요중
그나마 가사를 외우고 있는것
하나에 살구꽃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기억속에
뚜렷하게 심어져 있지는 않지만 사진으로 보는
살구꽃은 "아~" 라는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만드는거 같다. 저리 예뻤던가?.참 곱고 예쁘다.
작고 붉디 붉은 그것도 맑게 붉은 색깔은 마당한켠에 수줍게 맺어야할 열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실로도 적절하지 못하고 관목같은 크기에 우아하거나 웅장하지 못한 나무라서 밀어나 이젠 보기 힘든 나무요 열매중에 하나가 되어 버린거 같다..너무나 흔한 말이여서 식상해 인용하고 싶지 않지만 앵두같은 입술이 얼마나 매혹적인가....
중학교시절에 집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가까이 지내는 은종찬이란 친구가 살고 있었다. 그친구 집은 지붕이 함석으로 되었고 마당은 몇개의 돌이 징검다리처럼 놓여있어 비가 오면 신발이 흙에 묻지 않게 밟고 다닐수 있었다. 그리고 집굴뚝옆으로 오래된 감나무가 감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있었는데 언젠가 비오는날 그 많던 감꽃이..마당을 하얗게 가끔은 따먹기도 했던 것인데 떨어진 감꽃이 아까워 바라만 본 기억이..
무화과는 초등학교를 아마도 5번쯤 옮긴 것중 3번째쯤인거 같다. 바닷가에서 살았던지라 아버지가 배를 가지고 계셔 선주이자 선장인 김덕철이란 친구가 생각이 난다. 돌담으로 둘러쌓인 집앞마당엔 딸랑 나무 한그루가 있었고 뒤 텃밭에는 유독 옛날 엽전이 흔했던. 사유는 알수는 없지만 그랬다..친구 아버님이 한그루 있던 나무에서 따주시던 열매는 꼬리달린 씨로 가득차 있고 하얀 우유빛 진물도 나왔던 달콤했던 내 생애 첫 무화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