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24, 2012

밥 바구니...

오늘 지인이 기형도라는 시인?에 대해 말했던게 생각나서 그에 대해 검색하는중 그가 쓴 한 시(詩)에 찬밥덩이라는 표현이 나와서 갑자기 고등학교때 할머니가 밥을 넣어 걸어놓은 나에겐 색다른 경험으로 기억되는 대나무로 만든 밥 바구니가 생각났다. 

고등학교때 자전거로 통학을 할만한 거리여서 야간자습이 있을때에는 집에서 밥을 먹고 다시 학교로 가야했다. 집은 1층 슬라브 양옥으로 큰길옆 코너에 지은 집이라 삼각형 모양이였고 가장 작은 예각을 기준으로 내 방이 1/3 쯤 차지 하였고 방과 방사이에는 미닫이문 2짝으로 분리되여져 있었다. 큰방을 지나 위쪽부분의 네개의 유리창과 아래에는 세월로 부식되어 듬성듬성 구멍이 뚫여있는 함석으로 된 부엌문을 통과하면 5미터 떨어져 옆집의 수돗가가 있었고 그곳에서 또 5미터 정도 가면  함께쓰는 화장실을 갈 수가 있는 구조였다.

 그때도 지금처럼 더웠을때였다.
학교를 마치고 다시 공부하러 가야 했기에 언제나 그런것처럼 찬밥을 먹기 위하여 부엌에 걸어둔 밥바구니를 내리려는순간 철썩철썩하는 물소리가 났다. 별 생각없이 유리창을 통해 옆집 수돗가를 봤고 찰나의 순간, 어찌 그리 모든게 뚜렸하게 보였는지 뽀하얀 성숙한 여인네의 알몸을 보게 되었다. 나와는 몇살 차이 나지 않은 옆집 누나였다. 얼마나 혈기왕성한 때였는가. 한 손에는 밥바구니를 들은채 한쪽 눈은 구멍이 뚫인 함석문에 대고 샤워가 끝나도록 보고 있었다...

같은 사물 매우 다른 인지의 전형적인 예(例)일것 같아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